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공격적인 취항으로 대형 항공사 단독 노선이 사라지고 있다. 한때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취항하던 괌은 현재 국내 항공사만 5개가 취항하는 노선이 됐고 사이판은 2개 항공사가 경쟁을 하고 있다. 복수의 항공사 취항으로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고 항공사들은 시장확대라는 효과를 얻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로 인천-사이판 노선은 아시아나항공 단독 취항에서 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경쟁체제로 바뀐 지 1년을 맞았다. 제주항공은 1년간 이 노선에 20만1000여석을 공급하고 15만1000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이 취항하면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방문객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 제주항공 취항전인 2013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사이판을 방문한 한국인 방문객수는 월평균 1만1000여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제주항공 취항 후 지난 8월까지 사이판 월평균 방문객 수는 1만4300여명으로 30% 가량 증가했다.

공급 좌석수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이용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대형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CC가 취항하면서 20∼30대 젊은층의 사이판 방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괌 노선도 비슷한 상황이다. 2003년 이후 8년 가까이 대한항공 단독노선으로 운영되던 인천-괌 노선은 2010년 진에어, 2012년 제주항공이 취항하며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했다. 여기다 최근 티웨이항공도 인천-괌 노선에 취항하며 '4파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괌 노선도 경쟁체제로 돌입하면서 시장 자체가 확대됐다. 2010년 13만4534명이던 한국인 관광객은 2011년에는 14만8924명으로 늘었고 2012년 18만2540명, 2013년 24만5486명, 2014년 30만7769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도 전년비 두자리수 증가세가 예상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경쟁체제로 들어가는 것이 좋지는 않겠지만 시장이 확대된다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LCC들이 공격적으로 신규 노선 확보에 나서고 있어 대형항공사 또는 LCC 단독 노선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을 기점으로 국내 대형 항공사들의 단독 노선은 대한항공은 몽골 울란바토르, 사우디아라비아 리하드, 인도 뭄바이, 일본 가고시마 등이고 아시아나항공은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사할린, 인도 뉴델리, 일본 히로시마, 난징, 청두(성도), 옌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