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부위원장 국유화 질문에 "모든 가능성 열어둬"
정부관계자 국유화 부정 않자..아시아나항공 등 장중 급등

금융위 "특정 방향성 전제한 것 아냐" 금융당국이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노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
 
28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14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감안해
 
같이 기관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손 부위원장은 “미리 섣부르게 ‘이 쪽으로 간다, 저쪽으로 간다’ 예단할 필요는 없다”며 가능성 차원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역시 “특정 방향성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M&A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인만큼 관계기관간 관련 협의가
 
긴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취지의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가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은 동요하고 있다.
 
오후 2시45분 기준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전 거래일보다 19.94%, 아시아나IDT(267850)는 26.68%씩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M&A는 난항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재무구조가 악화한데다가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항공업계가 침체하며 실적도 악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HDC현산은 24일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에 공문을 보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요구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지만 시장에서는 HDC현산이 계약 포기를 위한 명분 쌓기를 위해
 
재실사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금호산업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을 깨뜨릴 명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 파기 시 이미
 
납부한 계약금 2500억원을 둘러싼 소송전을 대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만일 M&A가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을 일단 국유화한 후 재매각을 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 중인 영구채는 8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주식으로 전환(출자전환)한다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분 3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서 있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한편 손 부위원장은 9월 30일 종료하는 코로나 대출 이자 상환 연장 여부를 묻는
 
말에 “아직 결정이 내려지진 않았다”면서도 “금융권이 이자 상환 유예 연장에 대해서 그렇게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진 않다”라는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9월 30일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소 6개월 이상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미뤄주고 있다. 이후 코로나19의 여파가 여전한 만큼, 추가 연장을 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왔고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연장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대출한 원금 상환만 만기 연기될 뿐, 이자 납입 유예는 9월 종료한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데일리 202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