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가운데 실적 기준 1위를 지키면서 고공비행했다. 2위 아시아나항공은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두며 대한항공을 맹추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는 제주항공이 '탈LCC'를 선언하며 사상 첫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진에어는 1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제주항공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원화 강세로 올해 해외 여행객이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기록을 다시 넘어설 것으로 보여 항공 업계의 1위 다툼 경쟁은 가열될 전망이다.

8일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11조8028억원, 영업이익 9562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4% 떨어졌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016년 5914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9079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 기록을 새로 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적극적인 시장 개척 노력에 따른 여객·화물 사업의 조화로운 성장이 좋은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가시화 등이 여객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실적 쾌조로 보통주 주당 250원, 우선주 주당 300원의 현금배당도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배당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는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침체의 늪에 빠졌던 아시아나항공도 창립 30주년을 맞아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하루 빠른 7일 지난해 매출 6조2321억원, 영업이익 2736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당기순이익도 2016년 52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233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올해 한중 관계 개선과 최신 기종인 A350을 런던·샌프란시스코 등에 투입해 영업이익 5000억원 달성까지도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1위 대한항공과는 아직 격차가 크다. 지난해 여객 수송 실적만 봐도 대한항공 탑승객은 약 2691만명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931만명에 그친다.

LCC 업계의 1위 자리 다툼은 훨씬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선 부동의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9963억원, 영업이익 1016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는 국내 LCC 중에서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주당 600원, 총 157억원의 배당금 지급을 결정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31대 수준인 항공기를 올해 39대까지 늘리고 내년 이후에도 2020년까지 해마다 6~8대의 항공기를 들여와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올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LCC 업계 2위 진에어가 제주항공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 8884억원, 영업이익 970억원을 거뒀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진에어도 올해 항공기 4~5대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무난히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항공 업계는 올해 3대 변수로 유가와 환율, 중국을 꼽는다. 유가 급등은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원화 강세와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여객 수요 증가는 실적 개선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매일경제 2018-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