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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인도네시아 수바라야를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도중 실종된 에어아시아 소속 QZ 8501편(기종은 에어버스 A320)의 조종간은 인도네시아 국적의 이리얀토 기장과 프랑스 국적의 레미-에마뉘엘 플레셀(45세)이 잡고 있었다. 아시아 항공여행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에 아시아 항공사들은 외국인 상업용 항공기 조종사 수천 명을 채용하고 있다. 플레셀 기장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실종기 잔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아시아에서 운항되는 항공기는 7,000대가 넘는다. 지난 10년 사이에 상업용 항공기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항공기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데 조종사 공급 속도가 이를 못 따라잡자, 항공사들은 외국인 조종사를 채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조종사 수요가 포화 상태에 도달한 서구 출신 조종사들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플라이트글로벌의 커리어 웹사이트에 올라온 구인 광고 330건 가운데 절반가량은 아시아 항공사가 차지한다. 기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조종사가 기장으로 승진하려면 다년간 비행 경험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항공 컨설팅 회사 ‘마틴 컨설팅’의 마크 마틴 CEO는 “기장을 훈련시킬 수 없기 때문에 돈을 주고 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종사 자체가 부족한 게 아니라 경험이 풍부한 조종사가 부족한 게 문제라고 부연했다. “초보 조종사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줄 수 있는 선임 조종사가 필요한 것이다.”
아시아 항공사들은 서구 항공사들에 비해 높은 연봉을 약속한다. 조종사들은 근무시간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한 번에 몇 달씩 휴가를 쓸 수도 있다. QZ 8501편의 플레셀 부기장은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에서 촉망 받는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조종사가 되겠다는 어릴 적 꿈을 실현하고자 ‘토탈’을 퇴사했다. 프랑스에서 비행학교를 졸업한 후, 플레셀 부기장은 에어아시아와 3년 계약을 맺고 자카르타에 왔다.
플레셀 부기장의 목표는 하나였다. 비행 경력을 최대한 많이 쌓아서 유럽 메이저 항공사 조종사로 이직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갖추자는 것. 아시아 항공여행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저가 항공사의 확산이 있다. 생애 처음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들이 많은 동남아시아에 저가 항공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제 2의 도시인 수바라야로 가는 90분 편도 항공권 운임은 30달러(약 3만3,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동남아 군도 전역은 이제 항공기로 연결된다. 항공 여행은 동남아 대중교통 인프라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동남아 여객 수송의 25%를 아시아 저가 항공사가 담당하고 있다. 2006년만 해도 이 비중은 9%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의 라이언 에어(Lion Air)는 항공기 보유대수 기준으로 아시아 최대 저가 항공사로 성장했다. 라이언 에어는 인도네시아 여러 섬을 오가는 승객들을 실어나른다. 국내선 30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으며 소수에 불과하나 국제선 노선도 취항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항공 여행이 증가한 것도 아시아 항공 산업의 성장 속도를 높였다. 2011년 아시아-태평양은 승객 점유율 30%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항공 여행 시장으로 부상했다.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제공한 잠정치에 따르면, 아태 지역의 세계 항공 여행 시장 점유율은 올해 31%로 올랐다고 한다. 반면 2011년 29%였던 북미 지역의 점유율은 25%로 감소했다.
아시아 항공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에어아시아와 라이언 에어는 항공기 총 1,000대를 추가로 주문한 상태다.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신규 노선 취항에 투입된다. 중국과 인도 항공사들도 항공기 수백 대를 주문했다. 이처럼 보유 항공기 대수가 증가하면 외국인 조종사 수요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대형 항공사와 저가 항공사가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항공 산업도 단기적으로 볼 때 성장 속도가 둔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14년 하늘길이 점점 더 붐비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에어아시아는 꾸준히 수익을 내는 몇 안 되는 아시아 항공사다. 2014-12-30 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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