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8개社 국토부에 신규 항공사 설립 의견서 제출
과열경쟁, 인력유출, 수익성 하락, 안전 우려 전달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 제7 저비용항공사(LCC)의 추가 진입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기존 항공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포화상태에 이른 항공 인프라 개선은 물론 안전, 정비 등이 갖춰진 상태에서 신규 LCC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8개 항공사는 지난 27일 국토부에 신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신청
공고에 따른 업계 의견서를 제출했다.국내 8개 항공사는 내부적으로 신규 항공사가 시장에 진입했을 때 분석한 시장 포화, 과열 경쟁, 인력 유출,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
포화, 수익성 하락, 안전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적 LCC 6개 회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자가 또 추가되면 난립 우려가 있다”며
“운항·정비 인프라 확대 없이 LCC 숫자만 늘어날 경우 경쟁 증가로 인한 수익 감소는 불 보듯 뻔하고, 안전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형항공사에 비해 LCC의 운항·정비 기준이 낮은 점을 우려했다. 대한항공은 운항승무원 입사시 비행 경력이 1000시간
이상을 요구하는 반면, 제주항공은 300시간이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은 250시간으로 4분의 1 수준이다.
LCC가 자체 정비 능력이 없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정비지원을 받는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LCC는 자체 정비능력이 없어 중정비를 위해서는 중국 등 해외를 찾는다.
조종사 인력난도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항공종사자 인력수급 전망 기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장의 경우 매년 300여명, 부기장의 경우 400여명이 필요하다. 반면 매년 국내에서 양성되는 군 조종사는 100여명,
민간 조종사는 350명 수준이다.
업계는 3개 항공사가 새로 진입하게 된다고 가정할 경우 최소 15대 항공기가 투입되고, 조종사만 50명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항공사들이 ‘인력 빼 가기’를 우려하는 큰 이유다.
항공 규제 완화 정책으로 항공사가 폭증하고 파산이 잇따른 미국 항공산업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실제 미국은 1978년 항공 규제 완화 정책 이후 항공사가 급격히 늘면서 ‘경쟁 심화→수익성 악화→항공기 사고→파산’이라는
악순환을 겪었다.
미국에서 203개 항공사가 파산신청을 했고, 180개 항공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스턴, 팬암, 미드웨이항공 등
23개 항공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 사업자가 늘어나게 될 경우 경쟁 증가로 인한 수익 감소, 안전 투자 감소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미국 항공 역사에서처럼 인명을 앗아가는 항공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항공사들의 우려에도 최근 양양공항 기반의 플라이강원, 청주공항의 에어로케이, 인천을 기점으로 하는 에어프레미아,
무안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필립이 국토교통부에 국제운송사업자면허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규 항공사들은 기존 항공사들의 우려를 기우라고 주장하며, 운임하락과 고용창출 등 강점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에어프레이마는 이날 대신프라이빗에쿼티펀드 등 국내 대형 토종 사모펀드에서 투자금 1250억원을 추가로 모집했다고 밝혔다.
기존 확보한 370억원을 합쳐 운항 전까지 총 1300억~15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2018-11-30 이데일리
